이땅에 신이 없다면 사람이 신이 될 것이다. 빌라도도 유대인도 심지어 제사장까지도 자신을 신처럼 여길것이다. 신이 없는 세상은 억새처럼 무수히 자라난 신들로 바람에 따라 흔들리고 그늘진 사람은 그 형상이 없다. 교회는 비판에 대상이 되어 그 안에서 판단되어 죽임을 당한다. 버려졌던 십자가를 휘어진 등에 다시 얹고 예수가 끌고있다. 쫒겨난 성에서 성전을 바라보며 저 안에 내가 없다.너에 십자가를 다시지고 골고다로 향한다.


1  개 밥그릇


자두처럼 달콤한 열매 나무를 사다 심었다. 나무는 무성히 자라 지붕 끝까지 높아졌지만 기대했던 열매는 꽃잎처럼 시들어 말라 떨어진다. 나무 밑에 쌓여진 손톱만한 알갱이를 다시 보고 씹어 보아도 사진처럼 매달려 있던 그게 아니다. 지난 세월이 아까워 자르기도 안스럽고 가지치기와 거름으로 신경쓰기도 싫다. 그냥 버려두고 같은 한 해를 보낸다. 농부의 마음도 버려진 나무도 각기 다른 생각을 품고있다.


집 밖으로 던져진 것은 다 버려진것이 아닐까. 개도 없이 던져진 그릇이 개 밥그릇 같아 보인다. 누군가의 식탁에서 정결함을 더하며 지내온 날들이 지금은 빗물에 고이고 담겨진 잎마져 썩고있다. 가르치는자들은 더러운 향기를 내품고 식탁에는 담길만한 그릇이 없다. 순교는 밥그릇에 대한 희생을 말하고 믿음은 진실없는 거짓이라 따라하지말라 전한다. 뒹구는 밥그릇이 많은 뒷마당은 개들도 없는 사육장의 외침만 울린다.


2  버려진 그릇


고여진 그릇가에 새가 앉아 물을 긷는다. 값으로 씨를 뿌리고 바람이 티끌을 실어 누구의 생각도 아닌 들꽃을 피웠다. 집으로 들여진 꽃은 향기를 더하며 나를 기억하냐고 묻고있다. 변명못할 가슴은 서먹함을 더하고 기억을 더듬어 씻기고 또 씻긴다. 신이 없는 세상엔 믿지못할 사람으로 가득하다.. 사랑을 말하던 이들이 죽음 앞에서 현실이라며 돌아서고 장사꾼같은 흥정에 또 다른 상처를 할키고 지나간다. 아프다 


뇌사판정으로 죽었다 말하며 장기 기증까지 하려했던 자매가 극적으로 생명에 연장함을 얻었다. 아직 의식불명이지만 종에 부족된 기도를 주께서 메워 주셨나보다. 사람에게 버려졌던 그릇을 거두시고 씻기신다. 기쁨만큼 미안함이 더해지고 안도해  하는 아내의 모습에서 주님의 형상을 바라본다. 진흙으로 만든 그릇이 토기장이의 손에서 터지매 그가 그것으로 자기의견에 좋은대로 다른 그릇을 만들더라.(렘18:4)


3  토기장이의 마음 


젊은이들이 서로에게 약속을 하고 지키겠다고 서약을 한다. 하지만 그들을 지켜보는 다른 마음이 있다. 품었던 자식을 내 보내며 바라보는 눈이다. 결코 버려져서는 안될 그릇이기에  본인들 보다 더 주의깊게 바라본다. 정말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지키겠다는 마음은 도망칠수도 있고 파수꾼이 게으를수도 있기 때문이다.이스라엘이 하나님께 지킬수 없던 약속을 한것처럼 지킴이란 철조망 너머 자국난 샛길을 동경하는것과 같다. 


이웃집이 같은 나무를 심고서 신기하게도 처음 열매를 맺었다. 나무도 암수가 있다는 것을 그제야 깨달았다. 소중한 것을 미워하고 자를듯한 우리 마음이 나약하고 무지하다. 아버지는 자식에게 철조망을 치지않는다. 지키라고 해주신 약속이 아니라 품고사는 것을 가르쳐 주신것이다. 토기장이의 마음처럼 버리는 것이 아니라 잘못 되더라도 다시금 새롭게 세워주신다. 부부도 삭막하게 지키려는 약속보단 서로의 잘못을 품어주는 것이 아름답다. 우리 모두 하늘 아버지의 마음이 될수있기를 축원한다.